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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28 승차권 스무 장

승차권 스무 장

오늘도 나는 승차권 스무 장을 샀다. 일요일, 집에서 나와 내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승차권 스무 장을 사는 것이었다. 그리고 버스 정류장에 서서 내 앞에 처음으로 멈춰 선 버스에 무조건 올라탄다. 그 버스를 계속 타고 가다 보면 갑자기 내리고 싶어지는 순간이 생긴다. 그러면 바로 버스에서 내려 또 내 앞에 멈춰 선 버스에 다시 올라탄다. 그렇게 가고 또 가다 보면 낯선 거리와 시설물을 만나게 된다. 낯선 사람들과 이색적인 이미지를 카메라에 담은 다음엔 또 버스에 올라타고 나도 모르는 곳으로 그렇게 흘러간다. 기묘하게도 돌아오는 길엔 꼭 우리 동네를 경유하는 버스나 한 번만 갈아타면 집에 도착할 수 있는 버스를 만나게 된다. 길은 어디에서든 통한다더니 그런 모양이었다.
-읽어주지 않는 책, 김희진

 내리고 싶은 순간이 생길 때가 있긴 하지만 버스가 자주 오질 않아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몰라 내리는 것을 주저할 때가 거의 대부분이다. 아마도 저런 '놀이'를 하게 된다면 근처 버스들의 시간표를 구해서 다닐 것같다. 우연에 맡기는 놀이임에도 시간 때문에 틀에 갇혀버린 셈이다.

그나저나, 요즘도 승차권을 쓰는 곳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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