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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달

자기 얼굴은 거울에 비추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얼굴만을 자기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다. 거울에 비치는 얼굴을 눈으로 직접 보는 얼굴인양 믿고 매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자기 얼굴을 스스로 볼 수 없도록 인간을 창조한 데에는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하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자기 얼굴이 보이면 정신이 이상하게 되는 건지 몰라.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는 건지 몰라.'
아마도 인간 자신이 자기 얼굴이 보이지 않는 형태로 진화해 왔을터이다. 잠자리나 사마귀 따위는 자기와 자기 얼굴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쿄오코는 생각했다. 가장 자신의 것인 얼굴은 어쩌면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것인 듯했다. 사랑과 닮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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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飛정상 2006.05.20 18:55 address edit & delete reply

    거울에 비치는 자기 얼굴도 완벽히 "객관화"된 건 아니죠.
    보통 인간의 뇌는 자신이 가장 자신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더욱 극대화시켜서 인지한다고 하니까요.
    사진에 찍히는 자신의 모습이 그나마 가장 객관화 되어있는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전 사진찍히는걸 거부합니다)

    • 소굼씨 2006.05.21 13:58 address edit & delete

      '카메라를 인식하지 못한 채 찍힌 모습'이라면 '그나마 가장 객관화 되어있는 모습'이라는 것에 동의할 수 있겠네요.
      거울을 보는 것과 렌즈를 통해 보는 것.
      slr카메라의 경우엔 역시나 거울을 통해 보는 거니까요.